By Alberto Bellé

성과만으로는 부족하다···IT 리더가 존재감을 유지하려면

분석
2025.10.025분
비즈니스 IT 조정경력 관리IT 전략

CIO가 추진하는 혁신 프로젝트의 성과는 종종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커리어뿐 아니라 기업의 미래에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제 CIO가 다시 비즈니스의 중심 무대로 나서야 할 방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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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Xavier Cee | Unsplash

CIO가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같은 혁신 프로젝트에서 리더십과 통제권을 유지하려면 전략적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먼저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IT 리더십의 대표적인 역설을 드러낸다. CIO가 일을 잘할수록 오히려 비즈니스 서사에서는 존재감이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다.

‘침묵 속의 성공’이라는 역설

금융 그룹 바클레이즈(Barclays)는 2013년 새롭게 임명한 글로벌 CIO 셰이건 케라드피르를 경영위원회에 합류시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라는 분명한 임무를 부여했다. 그는 불과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디지털 대출은 2배로 늘었고, 모바일 뱅킹은 56% 성장했다. 그러나 케라드피르가 회사를 떠날 때 그의 이름과 공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기술이 너무 완벽하게 구현된 나머지 존재가 드러나지 않게 된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IT 리더가 이 역설에 직면해 있다. 생성형 AI와 에이전트가 CIO를 운영의 중심에 세우긴 했지만, 논의의 중심에 두지는 않았다. CIO닷컴의 ‘2025년 CIO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EMEA 지역 CIO의 40%만이 CEO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평균인 58%에 크게 못 미친다. 또한 전 CIO이자 기술 리더십 전문가인 마크 세틀은 CEO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라 하더라도 CIO가 반드시 실제 정치적 영향력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즉, CIO가 조직도에서 자리를 높이더라도 ‘침묵 속의 성공’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 IT 리더가 비즈니스 서사에 포함되지 않으면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게 되고, 기업은 혁신의 방향성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CIO는 자신이 점점 보이지 않는 존재로 변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IT 리더가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

IT 리더는 하루아침에 존재감을 잃는 것이 아니다. 이는 서서히 진행되는 현상으로, 쉽게 감지되지 않으며 기업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리는 경우도 있다. CIO가 점차 전략적 공간에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신호가 있다.

가장 뚜렷한 신호는 전략적 혁신 프로젝트가 CIO의 참여 없이 정의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 경우 IT는 주도자가 아니라 단순한 구현 부서로 역할이 한정된다. 실제로 마케팅, 고객 서비스, 직원 지원 부서가 독자적으로 AI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확장한 뒤, 프로세스 후반에야 IT를 참여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파운드리(Foundry)가 2024년 최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술 리더 중 48%만이 기술 구현 기회와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징후는 경영진이 IT의 기여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문화는 많은 조직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모든 것이 잘 작동한다’거나 ‘IT가 여러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는 인식은 있지만, 여전히 포괄적이고 모호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산성 향상이나 고객 경험 개선이 이루어져도 단순히 구현이나 최적화 성과로만 분류된다.

그 결과, 비즈니스 성과가 IT 부서와 연결되지 않고 다른 부서의 공로로 돌아간다. CIO의 존재감은 점점 약화되고, 이는 곧 CIO가 혁신을 이끄는 역할이 아니라 단순 지원자로 인식될 수 있다는 초기 경고 신호가 된다.

또한 조직도에 새로운 직책이 추가되면서 CIO 역할의 분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데이터책임자(CDAO), 최고AI책임자(CAIO)와 같은 직위는 CIO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이들은 각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데이터 수익화, 생성형 AI 도입 확대라는 명확한 임무를 지니고 있으며, 기업의 변화를 추진할 직접적인 권한과 사업 연결성을 갖고 출범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존 IT 리더는 배경에서 활동하는 인물 정도로 인식될 위험이 크다.

그러나 다행히도 CIO는 이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다. 여전히 CIO는 조직의 기술 전략을 이끄는 리더로 자리매김할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영향력 되찾기

CIO가 영향력을 회복하는 일은 대대적인 캠페인이나 조직 개편에 달려있지 않다. 핵심은 스스로 위치를 정립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3가지 실행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바로 지표 재정의, 동맹 구축, 그리고 디지털 서사 주도다.

비즈니스 KPI를 서사와 함께 설계하기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요소는 KPI와 같은 지표다. 이는 IT가 비즈니스에서 가시성을 확보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IDC의 ‘CIO 심리지수 조사 2024’에 따르면, CIO 성과 지표 상위 7개 중 혁신이나 성장과 직접 연결된 것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따라서 매출 창출, 효율성, 시장 출시 시간 등 경영진의 우선순위와 맞닿은 새로운 KPI가 필요하다.

또한 이제는 단순히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드시 서사가 함께해야 한다. 예를 들어 99.98% 가용성이라는 수치는 ‘수요가 가장 많은 시점에도 중단 없이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스토리텔링과 연결될 때 의미가 커진다. 지표와 서사의 결합이 CIO의 성과를 조직 내에서 가시화한다.

사업 부서와 동맹 구축

혁신이 곧 디지털로 이뤄지는 시대에, CIO의 역할이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진정한 가치는 CIO가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사업 부서와 함께 앉아 공동 기획을 하고, 자신의 인사이트와 판단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때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 부서와의 관계가 한 단계 진화해야 한다. 상호 이해를 넓히고 신뢰 기반을 구축해야 CIO가 자연스럽게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 CIO가 먼저 다가가 교류의 첫걸음을 내딛는다면 협력의 기회는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다.

디지털 서사 주도하기

조직의 기술적 서사를 다른 이에게 위임할 수는 없다. CIO만이 시스템, 데이터, 프로세스를 모두 아우르는 독보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CIO는 개별 이니셔티브를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로 연결할 수 있다.

이 서사는 최고 경영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급격한 변화를 이해해야 하는 투자자와 사회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CIO는 실행을 넘어 IT의 가치를 외부에 드러내고, 업계 리더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갖고 있다.

현재의 환경은 CIO에게 단순한 성과 이상을 요구한다. 바로 가시적인 존재감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면, 공백은 곧 CIO의 관점을 갖지 못한 다른 직책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AI와 디지털 경제로 확실히 나아가기 위해서는 CIO가 전략적 대화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Alberto Bellé는 스페인 파운드리 리서치(Foundry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다.
dl-ciokorea@foundryco.com

By Alberto Bellé

Alberto Bellé es analista principal en Foundry Research, donde ayuda tanto a proveedores tecnológicos como a responsables de TI a comunicar y dar sentido a los procesos de transformación digital. Previamente ha sido responsable de los mercados de cloud y big data en IDC España. Además, ha desarrollado su actividad en Londres como analista para la consultora BRG y como asesor técnico (PTA) de la Comisión Europea en el ámbito de las tecnologías industriales. Alberto es ingeniero industrial por la Universidad de Zaragoza y ha realizado un International MBA en la Universidad de Helsinki. Además, cuenta con diferentes certificaciones internacionales de coaching y programación neurolingüística.